제로 웨이스트 뷰티, 선택이 아닌 시대의 요구가 되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뷰티는 ‘꾸밈’을 넘어 자기 돌봄(self-care)의 일환이 되었다. 하지만 매일 쓰는 스킨케어 제품과 메이크업 아이템 속에 숨겨진 플라스틱 용기, 화학 성분, 과한 포장은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동안 나는 그저 ‘좋아 보여서’ 혹은 ‘필요해서’ 화장품을 샀지만, 어느 순간부터 화장대 위에 쌓인 공병을 보며 이대로 괜찮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나는 뷰티 루틴을 제로 웨이스트 관점으로 재정비해보기로 결심했다. 제품을 고를 때 더 이상 ‘기능’만 보지 않고, 재활용 가능성, 동물 실험 여부, 성분의 안전성, 포장재의 생분해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은 그 결과로 찾아낸 진정한 의미의 제로 웨이스트 뷰티 브랜드 4곳에 대한 실질적인 추천 목록이다.
나는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 문구에 속지 않고, 실제로 지속 가능성과 윤리성을 실천하고 있는 브랜드를 골랐으며, 각 브랜드의 대표 제품, 특징, 사용 시 유의점까지 정리했다. 당신이 제로 웨이스트 뷰티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떤 브랜드로 시작할지 고민 중이라면, 이 글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에티크(ETHIQUE) – 샴푸도 고체로, 욕실 속 제로 웨이스트 실천
첫 번째로 추천하는 뉴질랜드에서 탄생한 브랜드 에티크(ETHIQUE)는 제로 웨이스트 뷰티 브랜드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이 브랜드의 모든 제품은 고체 형태로 제공되며, 플라스틱 포장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샴푸바, 컨디셔너 바, 바디워시 바 등은 비누처럼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 물의 사용량까지 줄일 수 있다.
내가 처음 사용해 본 제품은 ‘핑크애니웨어 샴푸바’였다. 처음에는 거품이 잘 나지 않아 낯설었지만, 손에 물을 적셔 문질러보니 충분한 거품이 나면서도 세정력이 훌륭했다. 무엇보다 한 개의 샴푸바가 병 제품 3개 분량을 대체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제로 웨이스트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에티크는 FSC 인증을 받은 종이 포장을 사용하고 있으며, 100% 비건, 동물실험 금지, 팜오일 무첨가를 지향한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오히려 고체 제품이 휴대도 편하고, 욕실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샴푸부터 시작해, 뷰티 루틴을 하나씩 ‘고체화’ 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에티크는 가장 현실적이고도 실천적인 선택이 된다.
룰루랩(LULULAB) – 기술과 제로 웨이스트 지속 가능성의 접점을 찾다
두번째로 추천하는 룰루랩(LULULAB)은 AI 기반의 피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맞춤형 뷰티 설루션을 지향하는 한국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 ‘필요한 성분만’ 추천하는 데이터 기반 맞춤 뷰티를 통해 과잉 소비와 불필요한 포장 낭비를 줄이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이 브랜드의 접근법은 기존의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와는 다르다. ‘어떤 친환경 성분을 썼는가?’보다 ‘왜 이 제품이 나에게 필요한가?’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이다. AI를 활용한 피부 분석기를 통해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필요 없는 제품을 줄여 나만의 뷰티 루틴을 간소화하는 것이 룰루랩의 핵심이다.
실제로 나도 이 브랜드의 피부 분석 앱을 통해 스킨케어 루틴을 ‘3단계’로 줄였다. 이전에는 무려 7단계를 반복했는데, 그중 절반은 내 피부에 불필요한 제품이라는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뷰티에서 제로 웨이스트란 무조건 새롭고 ‘친환경적인’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덜 사고, 꼭 필요한 것만 쓰는 최소주의적 철학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룰루랩을 통해 배웠다.
멜릭서(MELIXIR) – 제로 웨이스트한국형 비건 뷰티의 모범답안
세번째로 추천하는 멜릭서(MELIXIR)는 한국에서 출발한 비건 & 제로 웨이스트 뷰티 브랜드로, 최근 몇 년간 빠르게 팬층을 늘려왔다. 특히 이 브랜드는 ‘단순한 성분, 유기농 중심, 재활용 가능한 패키징’을 세 가지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다.
대표 제품인 비건 립버터는 식물성 오일을 기반으로 한 보습력이 탁월하며, 동물성 성분이나 인공 향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겨울철마다 입술이 심하게 트는 편이라 다양한 립밤을 써봤는데, 멜릭서 제품은 보습력도 뛰어나고 끈적임이 없어서 하루 종일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멜릭서의 또 다른 강점은 재사용 가능한 패키지와 리필 시스템이다. 일부 제품은 공병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리필형 용기를 별도로 판매해 쓰레기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은 PETA 인증을 받은 비건 화장품으로, 비건 뷰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진입장벽이 낮은 브랜드 중 하나다. 한국 소비자에게 접근성 좋은 제로 웨이스트 브랜드로 강력 추천할 수 있다.
뷰노바(BUNOVA) – 천연 원료와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 착한 브랜드
네 번째로 추천하는 뷰노바(BUNOVA)는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로, 제품의 성분뿐 아니라 공정한 생산과 유통 과정, 지역 사회와의 연계를 중시하는 철학적 기반을 가진 브랜드다. 원료의 상당수는 유기농 인증을 받은 식물에서 추출되며, 화학 첨가물 없이도 충분한 효능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내가 사용해 본 제품 중에서는 ‘뷰노바 고체 클렌징밤’이 가장 인상 깊었다. 물에 닿으면 부드럽게 녹으며 자극 없이 노폐물을 제거해 주었고, 사용 후에도 피부 당김이 없었다. 용기는 알루미늄 케이스로 되어 있어 재사용이 가능하고, 포장재 역시 종이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었다.
뷰노바는 특히 공정무역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피부에 닿는 화장품이 결국 누군가의 노동, 지구의 자원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뷰노바는 단순히 ‘좋은 제품’을 넘어서 의미 있는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실천을 위한 첫걸음, 제로 웨이스트 뷰티를 고르는 기준
네 개의 제로 웨이스트 뷰티 브랜드를 살펴보며 나는 한 가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좋은 소비는 결국 나를 돌보고,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포장이 예쁘거나 유명한 브랜드라서가 아니라, 어떤 철학과 시스템 위에 이 제품이 존재하는지,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화장품을 고를 때 꼭 고려해야 할 핵심이다.
제로 웨이스트 뷰티 브랜드를 고를 때 내가 정리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제품의 용기와 포장이 재활용 가능한가?
2. 비건 인증 혹은 동물 실험 금지를 실천하고 있는가?
3. 성분이 자연 유래이며, 환경에 무해한가?
4. 브랜드가 실제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가?
이 네 가지 기준 중 단 하나라도 충족한다면, 그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된다. 우리는 완벽할 수는 없지만, 선택할 때 마다 더 나은 선택을 반복함으로써 제로 웨이스트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당신이 오늘 이 글을 읽고 단 하나의 제품이라도 바꿔본다면, 그건 이미 멋진 첫걸음이다. 뷰티는 결국 ‘나를 아끼는 행위’이며, 그 아낌이 지구를 아끼는 행위와 연결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제로 웨이스트 뷰티의 진짜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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