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생리용품,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생리 기간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매달 반복하는 일상이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생리용품은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한 명의 여성이 일생 동안 사용하는 일회용 생리대는 평균적으로 10,000개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생리용품의 대부분에는 플라스틱 재질이 포함되어 있어 500년 이상 썩지 않는다. 이렇게 생리 기간 동안 생성되는 플라스틱 폐기물, 화학물질 문제, 피부 트러블 등의 이유로 많은 이들이 대안 생리용품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라는 개념이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들며, 생리용품도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생리용품의 경우 과거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생리컵, 면 생리대, 유기농 탐폰 등 다양한 대안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각 제품의 특징, 장단점, 사용 후기 및 관리 방법까지 비교 분석하여, 사용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상태에 맞는 생리용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제로 웨이스트’라는 이상을 향한 실천은 언제나 사소한 선택에서 시작된다. 이 글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생리컵(Menstrual Cup) – 사용과 관리에 익숙해지면 최고의 제로 웨이스트 아이템
생리컵은 실리콘 또는 TPE(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소재로 만들어진 유연한 컵 형태의 생리용품으로, 질 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모으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거의 만들지 않고, 하나의 생리컵을 최대 10년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로 웨이스트의 대표적인 생리용품으로 꼽힌다.
장점으로는 첫째,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초기 비용은 34만 원 선으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10년간 반복 사용이 가능하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큰 비용 절감이 된다. 둘째, 환경 영향 최소화다. 사용 후 세척만 하면 되므로 쓰레기 발생이 거의 없다. 셋째, 장시간 착용이 가능하다. 보통 812시간까지 착용할 수 있어, 외출이나 여행 시 특히 편리하다.
단점은 초보자에게는 삽입과 제거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올바른 삽입 각도와 제거 요령을 익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공공 화장실에서는 세척이 번거롭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생리 기간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냄새도 거의 없고, 피부 트러블이 적어 생리통 완화 효과를 경험하는 사용자도 많다.
주의할 점은 위생 관리다. 사용 전후에 끓는 물로 소독을 해주어야 하며, 전용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체내 삽입을 꺼려하는 사용자에게는 불편할 수 있으나, 실용성과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강력한 대안이 된다.
면 생리대 – 피부와 제로 웨이스트 지구를 함께 생각하는 따뜻한 선택
면 생리대는 세탁하여 반복 사용하는 패드형 생리용품으로, 피부 자극이 거의 없고 화학 성분이 없어 민감한 피부에도 안전하다. 천연소재 면 또는 유기농 면으로 만들어져 플라스틱 성분이 없으며, 제로 웨이스트 실천에 적합한 제품이다.
장점으로는 첫째, 피부 트러블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일반 생리대에서 흔히 발생하는 발진, 가려움, 습진 등이 현저히 줄어들며, 통기성이 좋아 냄새도 적다. 둘째, 쓰레기 배출이 없다. 세척 후 재사용하므로 일회용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전용 파우치와 함께 사용하면 외출 시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셋째, 디자인이 다양하고 착용감이 좋다.
단점은 세척의 번거로움이다. 사용 후 찬물에 충분히 불린 후 손세탁 또는 세탁기 세탁을 해야 하며, 완전히 건조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세균 번식이나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흡수력이 일반 생리대보다 약할 수 있어, 출혈량이 많은 날에는 자주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면 생리대는 처음 사용 시 ‘새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을 수 있지만, 패턴에 맞는 교체 주기를 익히고 전용 속옷과 함께 사용하면 충분히 안정적인 보호가 가능하다. 이는 지구를 생각하고 건강을 챙기려는 사용자에게 가장 부드러운 대안이다.
유기농 탐폰 – 익숙한 형태에 친환경을 더한 선택지
탐폰은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어졌지만, 최근에는 100% 유기농 순면으로 제작된 친환경 탐폰이 등장하며 제로 웨이스트 생리용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장점으로는 첫째, 착용감이 뛰어나고 활동성이 좋다. 수영, 운동 등 활발한 활동을 할 때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외부 노출이 없어 불편함이 적다. 둘째, 초보자에게 익숙한 형태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셋째, 친환경 탐폰은 염소계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고, 무향료·무합성 화학물질 제품이 많아 체내 흡수 시 건강에도 부담이 적다.
단점은 여전히 일회용 제품이라는 점이다.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포장이나 면 재질로 되어 있지만, 사용 후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제로 웨이스트 제품은 아니다. 또한 체내 삽입 방식이므로 독성 쇼크 증후군(TSS)의 위험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4~6시간마다 반드시 교체해야 하며, 야간 착용 시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친환경 탐폰은 기존 탐폰 사용자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전환이 될 수 있으며, 탐폰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학 성분 노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무난한 친환경 전환용’ 생리용품으로 평가된다.
자신에게 맞는 제로 웨이스트 생리용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서 소개한 세 가지 제로 웨이스트 생리용품—생리컵, 면 생리대, 유기농 탐폰—은 각각 장단점이 분명하며, 무엇이 ‘최고’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각자의 생활 패턴, 건강 상태, 위생 관리 가능성 등을 고려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생리컵은 일정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가장 장기적이고 경제적인 선택이다. 면 생리대는 피부가 민감하거나 자연주의 소비를 지향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선택이다. 유기농 탐폰은 활동성과 편리함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며, 기존 탐폰 사용자에게 가장 쉬운 전환 수단이다.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위생 관리다. 어떤 제품을 선택하든, 정기적인 세척, 손 위생 유지, 적절한 교체 주기 등을 준수해야 건강한 생리 기간을 보낼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 생리용품은 단순히 환경을 위한 선택이 아니다. 이는 곧 자신을 더 잘 알고, 자신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하는 ‘자기 존중’의 방식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이 글을 통해 기존의 생리 용품 사용을 돌아보고, 환경과 건강 모두를 지키는 현명한 소비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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