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리필스테이션 직접 가본 후기와 장단점 비교

리필스테이션, 직접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새로운 소비 방식

플라스틱 쓰레기의 급증과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제로웨이스트’와 ‘친환경 소비’가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일회용품을 줄이자’라는 말에 공감은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변화의 방법이 바로 리필스테이션 방문이다.
리필스테이션은 샴푸, 세제, 식품 등의 제품을 일회용 포장이 아닌 다회용 용기에 담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리필스테이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환경을 생각하는 착한 소비’라는 메시지에 공감한 소비자들이 직접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본 글은 직접 리필스테이션을 방문해 본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리필스테이션의 실제 모습, 장단점, 사용자 입장에서 느낀 점 등을 중심으로 작성해 보았다. 단순히 “좋다”, “추천한다”는 식의 감상문이 아닌, 실질적인 경험과 비교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리필스테이션 방문기를 통해 그 매력을 함께 들여다보자.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리필스테이션이란? 구조와 운영방식을 직접 보고 체험한 느낌

리필스테이션은 일종의 ‘친환경 무포장 상점’이다. 제품을 소비자가 가지고 온 용기에 담아 가는 구조로 운영되며, 처음 방문했을 때는 약간의 당황스러움도 느꼈다. 실제로 내가 방문한 리필스테이션은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지구샵’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분위기는 마치 작은 갤러리 같았다. 정갈한 선반 위에 병, 통, 유리용기에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제품마다 가격과 원산지, 사용법이 자세히 표기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사용 방식은 간단했다.

 

1. 가져온 용기를 무게 측정기 위에 올린다.

2. 비워진 용기의 무게를 라벨로 출력한 후 붙인다.

3. 원하는 제품을 해당 용기에 덜어서 다시 측정기에 올리고, 최종 무게만큼 가격이 계산된다.

 

이런 시스템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직관적이었고, 직원의 안내가 친절해서 처음 접하는 소비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제품군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친환경 세제, 주방세제, 천연 샴푸, 견과류, 각종 곡물 등도 있었고, 심지어 반려동물용 사료까지 리필 형태로 판매하고 있었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하여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해보며 느낀 장점들

내가 가장 먼저 느낀 장점은 환경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한번 구매한 플라스틱 용기를 계속 사용한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구매한 세제는 1L 유리병 하나에 담았고, 이 병을 앞으로 10번 이상 쓸 수 있다고 직원이 설명해 주었다.

두 번째 장점은 소비의 효율성이다. 일반 매장에서 세제를 살 경우 정해진 용량을 구매해야 하지만,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정확히 필요한 양만큼만 구매가 가능하다. 300ml만 필요하다면 300ml만 구매할 수 있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는 1인 가구나 자취생에게 매우 실용적인 방식이다.

세 번째로는 건강에 대한 신뢰감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유기농, 천연 원료 기반이며, 성분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 일반 마트에서 성분표를 꼼꼼히 읽지 않는 소비자라도, 리필스테이션에서는 자연스럽게 ‘성분’과 ‘원산지’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다. 환경은 물론 나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이중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하여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하며 느낀 단점들

물론 리필스테이션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직접 경험해 본 소비자로서 단점도 분명하게 존재했다. 첫 번째로 느낀 단점은 접근성과 시간의 제약이다. 대부분의 리필스테이션은 도심 중심부에만 위치해 있어 지방이나 교외 거주자는 방문이 어렵다. 또 평일 퇴근 시간 이후에는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직장인이 방문하기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두 번째 단점은 가격의 상대적 비쌈이다. 천연 원료와 유기농 제품이 주를 이루다 보니, 같은 제품군이라도 대형마트 제품보다 가격이 높다. 내가 구매한 주방세제는 500ml에 5,900원이었고, 이는 일반 마트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비쌌다.

세 번째는 불편함이다. 용기를 세척하고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은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비 오는 날이나 급하게 쇼핑을 해야 할 때, 이 시스템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리필스테이션이 가진 지속가능성,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실천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처음엔 다소 번거롭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이지만, 지속적으로 이용하다 보면 새로운 소비 습관이 형성된다. 실제로 리필스테이션을 한 달간 3번 이용해본 결과, 나의 소비 방식은 눈에 띄게 변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물건을 사기 전, 반드시 내가 가진 용기에 담을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과소비를 막아준다. 또한 아이를 둔 부모나 청소년을 둔 가정이라면, 환경 교육의 일환으로도 훌륭한 실천이 될 수 있다. 내가 방문한 리필스테이션에는 초등학생과 함께 방문한 가족도 많았고, 아이가 직접 세제를 담는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의 가치를 학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리필스테이션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일부 리필스테이션에서는 환경 관련 강연, 플라스틱 재활용 워크숍, 제로웨이스트 마켓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었다. 이로 인해 단순한 상점이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리필스테이션, 나의 소비 방식에 대한 작은 혁명

리필스테이션 방문은 단순한 구매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소비습관을 점검하고, 환경과 건강을 함께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엔 낯설고 불편했지만, 한 번 경험하고 나면 그 가치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전히 리필스테이션은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접근성, 가격, 인식 부족 등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이러한 점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개선될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새로운 방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공급자 또한 다양한 시도와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내가 경험한 리필스테이션은 단지 ‘포장을 없앤 상점’이 아니라 환경, 건강, 소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공간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아직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해 보지 않았다면, 이번 주말 한 번 직접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보다 큰 변화가 작은 용기 하나에서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