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제로 웨이스트 스타트업의 등장 배경과 흐름
전 세계적으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 플라스틱 오염, 자원 고갈이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은 다양한 정책과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더 이상 ‘환경’이라는 단어에 무관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이 아닌 ‘스타트업’ 중심의 제로 웨이스트 생태계가 조용하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스타트업은 규모는 작지만 민첩하고 혁신적이며, 새로운 가치에 반응하는 속도가 빠릅니다. 이러한 특성은 제로 웨이스트라는 다소 생소하고 불편할 수 있는 가치에 도전하기에 매우 적합한 조건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전파하고 문화를 바꾸며,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로 웨이스트를 중심에 두고 국내에서 활동 중인 주요 스타트업 6곳을 소개하고, 각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환경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단순한 기업 홍보가 아닌, 지속 가능성과 시장성, 차별성, 실천 가능성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각 스타트업의 현재 위치와 미래 가치를 함께 조망해 보겠습니다.
더피커(The Picker) –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리필 스토어의 선두주자
‘더피커’는 국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초기부터 주목을 받은 리필 전문 브랜드입니다. 2016년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면서 국내 최초로 ‘포장 없는 식료품 쇼핑’이라는 개념을 정착시킨 기업입니다.
더피커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통해 새로운 소비 방식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제공합니다. 고객은 개인 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식재료, 세제, 생활용품 등을 담아가며, 쓰레기 없는 쇼핑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자체 브랜드를 통해 재사용 가능한 패키지, 고체 형태의 세안 및 세정용품, 다회용 주방용품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제로 웨이스트 워크숍과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들은 소비자의 불편함을 ‘경험’과 ‘의미’로 전환시키는 데 집중함으로써, 리필 문화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트하트마켓 – 재고와 자원을 연결하는 제로 웨이스트 유통
‘하트하트마켓’은 식품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플랫폼 스타트업입니다. 이들은 판매되지 않고 버려질 위기에 있는 제품(가까운 유통기한, 포장 문제, 과잉 생산)을 모아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수익의 일부를 푸드뱅크 등 사회적 기관에 기부합니다.
하트하트마켓의 구조는 단순한 ‘할인 마켓’이 아닙니다. 이들은 유통 폐기물 감축, 물류 최적화, 공급망 내 재고 순환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제로 웨이스트와 경제성의 접점을 찾아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B2B 모델로 확장하여, 식당·카페·소매점 등과도 연계해 단위 구매가 아닌 수요 기반 구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필요한 재고 발생과 낭비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트래쉬버스터즈 – 제로 웨이스트를 위한 일회용품 없는 외식문화를 위한 실험
‘트래쉬버스터즈’는 제로 웨이스트 스타트업 중 가장 혁신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기업입니다. 이들은 카페, 음식점, 행사장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식기류를 다회용기로 대체하고, 회수·세척·재배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예를 들어, 페스티벌 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컵, 접시, 포크 등을 이들이 제공하는 다회용품으로 대체할 수 있고, 사용 후에는 수거되어 전문 세척 시설에서 세척 후 재사용됩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특히 MZ세대의 관심을 끌며, 편의성과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서비스형 제로 웨이스트’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지자체, 대형 프랜차이즈 등과 협업을 진행하며, 다회용 순환 시스템의 표준 모델 구축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베러먼데이(Better Monday) – 제로 웨이스트 지속 가능한 위생용품 브랜드
여성 위생용품은 쓰레기 문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베러먼데이’는 이러한 문제에 주목해 재사용 가능한 생리컵, 유기농 생리대, 생리팬티 등 지속 가능한 여성용품을 전문적으로 개발·판매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이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리 주기 관리 앱과 온라인 커뮤니티, 정기 배송 서비스를 통해 여성들이 보다 편리하게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특히 베러먼데이는 정기 구독 서비스와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생리용품 플랫폼으로, 편리성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콘텐츠와 캠페인을 통해 ‘환경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생리문화’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러블리마켓 – 업사이클링을 통한 제로 웨이스트 패션 재생 브랜드
패션 산업은 탄소 배출, 수질 오염, 쓰레기 발생 등 가장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러블리마켓’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섬유와 재고 의류를 활용해 새로운 패션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러블리마켓은 제품 하나하나에 폐자원의 종류, 생산과정, 생산지 정보를 명시함으로써 소비자에게 ‘가치 중심의 소비’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친환경 패션을 넘어서, 소비자에게 “이 옷은 쓰레기였던 자원으로 만들어졌습니다”라는 서사를 전달함으로써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옷 수선, 리폼 서비스, 중고 옷 교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패션 소비 생태계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알맹상점 – 쓰레기 없이 쇼핑하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공간
‘알맹상점’은 전통적인 리필 스토어의 개념을 넘어서, 소비자에게 쓰레기 없는 삶을 체험하게 해주는 복합문화 공간입니다. 서울 망원동에 위치한 이 상점은 고체 치약, 벌크 식재료, 세제, 천연 화장품 등 다양한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취급하며, 모든 제품은 BYO(Bring Your Own) 방식으로 판매됩니다.
알맹상점의 가장 큰 특징은 공동체 기반 운영입니다. 소비자와 운영자 간의 경계가 모호하고, 다양한 워크숍, 토크 콘서트, 리필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를 라이프스타일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망원시장 내 위치해 로컬 상권과의 상생 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온라인 플랫폼 확장을 통해 전국 단위 배송 리필 서비스를 시험 중입니다. 도심형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진화된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로 웨이스트 식재료 보관 꿀팁 – 용기별 장단점 분석 (6) | 2025.07.23 |
---|---|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10가지 도시 비교 분석 (8) | 2025.07.22 |
제로 웨이스트 여행자의 짐 싸기 노하우 – 가벼운 짐, 무거운 책임 (6) | 2025.07.21 |
제로 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냉장고 정리법 (3) | 2025.07.20 |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하루 루틴 분석 (5) | 2025.07.20 |